앞에서 이야기했던 모든 내용을 종합해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나는 부모가 잘못된 선택을 해서 유년시절이 불행해졌다.


2. 스스로 걱정과 불안을 너무 많이 해서 해야할 일을 하지 못하고 지쳐버렸다.


3.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필요한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였다


4. 자신만의 기준이 옳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틀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엄격하고 차갑게 대하였다.


5. 해야할 것,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알면서도, 하지 않고 미뤘다.



내용은 다르지만, 이야기의 원인은 한 가지로 요약이 가능하다. 


[전부 내가 생각한 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설령 그것이 잘못되었고, 본인이 원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나는 이것을 깨닫고 참 많이 놀랐었다. 어딘가의 책에서 읽었을 지도 모르는 내용이지만, 책에서 읽은 것과 나 스스로 분석해서 깨달은 것은


마음에 느껴지는 깊이감이 달랐다. 결국, 문제의 원인은 내가 만들었던 것이다.


바꿔 말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자신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가령 위의 것들을 이렇게 바꿀 수 있다.


1. 나는 부모의 존재로 인해 행복할 수 있었다.


=> 실제로 우리 부모님은 모두 건강하시며, 아버지의 경우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수입이 없지만, 항상 가족을 위해서 집안일을 해주신다.

=> 어머니 아버지 모두 내가 잘 지낼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신다. 집안이 어려울 때도 힘든 기색 없이 잘 지내오셨다.

=> 흔한 부부싸움 한 번 없이, 나에게 화도 내지 않고, 개인적으로 어려운 순간이 많이 있으셨을 테지만, 그래도 잘 견뎌주셨다.



물론, 위의 예시는 내가 억지로 만든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해보니, 아버지는 당뇨병이 있었는데, 직장을 다닐 때는 


매일 같이 이어지는 회식으로 몸무게가 90키로에 육박하였다. 지금은 매일 등산을 다니시고, 건강 관리를 하셔서 당뇨를 앓은지 20년이 넘었지만


건강하시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나처럼 가족들과 30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많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부모님과 오랜 시간 같이 있을 수 있었기에, 좁디 좁은 인간관계에, 괴팍한 성격이지만, 인간관계를 유지해나가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조언들을 얻었다.


2/3/4/5의 경우 생각을 바꾼다면, 이 역시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가 하고 싶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고민하지 말고 지금 당장 할 것.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하지 말것.]


이 것이 내가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그리고 잘못된 길을 걸었다는 반성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의 다음 글에서부터는 위 결론에 맞춰서 내가 그동안 하고 있는 것들, 그리고 해야 겠다고 생각한 것들을 적어볼 예정이다.


자가발전을 위한 문제점 분석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앞서 이야기하였듯이 나는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것을 계기로 


[나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살아야 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왔다.


제대로 산다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기준에선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 안정적인 수입을 버는 것과,


인간으로서의 할 수 있는 능력들을 갖추는 것이 제대로 산다는 것의 의미였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매일 조금씩이라고 꾸준하게 하는 것]이다.


가령 제대로 된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선 입사 준비를


그리고 인간으로서 잘 살고 싶다는 생각에 필요한 것이 외국어, 악기 연주, 교양 축적 등이라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해야할 것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하지 않았다. 그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인터넷 따위에서 보면서 부러워할 뿐이다.


뭔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고,(흔히, '조건이 갖춰져야지만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논리')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데, 그것을 하는 것이 뭔가 불편해지는 것 같아 싫었고


만약 '잘 되지 않았을 때'를 상상하면서 미리 걱정하고 불안해지는 것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어서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보면 계속해서 시간은 흘러라고, 나는 해야할 일을 미루게 되었다.


피해의식과 걱정, 불안이 가득하였던 나는, 항상 [똑바로 살아야한다]라는 명제를 머리에 넣고 살았다.


그 때문인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서 매일같이 고민하는 것을 반복한다.


이런 생각이 계속되다 보면, 정답 여부와 관계없이, 나 자신이 생각하는 일종의 정답 같은 것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정답이라고 믿어버린다.


문제는, 자기가 엄청나게 고민해서 생각해낸 정답이라고 생각하기에, 그 정답에 부합하지 않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용납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만의 정답을 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그 틀에 우겨넣는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엄청나게 주장이 강한 '나'를 만들었고, 주장을 할 수 없거나 하는 것이 의미없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는  상황 자체를 무시해버리는


성격을 만들었다.


특히 나는, 다른 사람과 생각을 교류하면서 가치관을 만드는 것이 아닌, 혼자서 고민하고 책을 읽으면서 가치관을 만들었기에, 다른 사람의 가치관을 


경험하면서 다른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폭을 넒히는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위계질서가 있는 상황에서는 내 말이 곧 법인 것처럼 행동했다. 자기 자신한테도 엄격한 편이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가혹하게 대했다. 특히 나와 업무로 연관이 있는 사람들에게.


나와 관계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친절하게 대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건 그 상황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무시'해버리는 것과


다를 것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매우 엄격한 잣대로 다른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였고, 나의 기대치에 그 사람이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나는 그 사람을 무시해버렸다.


아마 그 사람을 무시하면서 나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내가 인간관계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고 자라면서 생겨난 부작용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마음을 표현할 때 위와 같이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것밖에 할 줄 모르는 것이다.


그로 인해 나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다. 나도 사람을 잃었다.

스스로가 만들어낸 장애물과 시련을 견디다 보니 스트레스는 엄청나게 받게 된다.


나도 사람인지라 스트레스를 풀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누구나 그렇지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운동을 한다거나, 건전한 취미 활동을 가진다거나 등등 말이다. 소위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있는 것들은 나쁘지 않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그렇지 못했다.


내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어야만 했다.


결국 [인터넷]이다. 나는 하루종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글을 읽고, 동영상을 보고, 신문 기사를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글을 쓰는 것 자체도 귀찮은 일이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기에 그저 [읽고 치운다]는 생각으로 뭐든 읽는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 지는 궁금했던 것이다. 거기다 2011년부터 사용했던 스마트폰은 이런 인터넷 중독을 


더욱 심화시켰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의례적으로 하는 친구, 동기들과의 만남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다.


이렇게만 글을 쓰면 히키코모리가 상상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차라리 저정도로 상황이 악화된다면,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기에 진짜 위험한 문제는 [사실 문제이지만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다.


나만 하더라도, 동문회도 나가고, 학교 강의도 열심히 듣고, 친구들도 만나고 하였다. 아르바이트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누구나 하는 그런 활동을 제외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야하여야 하는 그 시간에, 나는 무의미하게 인터넷 서핑을 하며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정말로 많은 인터넷 글을 읽었지만, 투입한 시간에 비해 지금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은 정말 거의 없다.


당시에도 더 유용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습관화된 행동은 쉽게 바꿀 수 없었다.


글을 읽을 때는 웃기도 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나 싶었지만, 결국 [나를 힘들게 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야 했는데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낸]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서, 결국 다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앞서 나라는 사람은 뭔가를 행동함에 있어 불안과 걱정이 많다고 하였다.


그리고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모든 선택은 위의 명제에 부합하는지 아닌지에 따라서 결정되었다.


하지만 나는 불안해하고 걱정만 했지, 정작 늘 생각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다.


몇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일단은 정신적인 피곤함이 매우 컷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늘 불안해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었기에, 삶을 살아가면서 나는 포기를 하거나 참아야만 하는 생활이 많았다. 가령


● [하지 말아야할 것들]에 대해서 하지 않기 위해서 시간을 투자하지 않기 위해 포기하거나.


● [하고 싶은 것들이지만] 지금의 나는 저런 것들을 [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해서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이런 경험들은 사람을 매우 지치게 만든다. 맨날 참고 견디고 버티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거기에 [이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야, 나도 하기 싫지만 이미 이렇게 상황이 되버렸는데(여기서 항상 '누구 때문에')) 어쩔 수가 없잖아]


라는 자기 변명까지 하면서 말이다.


이런 생각들만 하다 보니 스스로 위험하다고 생각한 상황들을 [피하는 것]은 어떻게 하긴 했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일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하지 못했다. 지쳐버린 것이다. 참고 참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말이다.


물론,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누구도 나를 압박하지는 않았다. (나중에 깨달았던 것에 대해선 추후 서술하겠다)


내가 스스로 장애물을 만들고, 그 장애물을 피하고 견디며 살았던 것이다.


거기에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행동은 없었다.

나의 과거를 이야기해야 글의 이해가 쉬울 것 같아 간략히 요약하고자 한다.


1. 나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시멘트 사업을 하는 할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고위 공무원을 지내셨고, 어머니는 은행 지점장 아버지 밑에서 자     라셨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은 없었다. 아버지가 경주에 1년간 발령을 받았을 때, 부산에 살았던 내 가족은 매주 주말마다 경주에 갔었고, 그 때마다 나의     가족은 경주의 호텔에서(갈 때마다 달랐다) 항상 편하게 숙박을 하고 놀다 오곤 했었다.


2. 그러던 집의 가세는 2003년에 아버지가 갑자기 직장을 그만 두고, 주식 투자로 재산을 날리게 되며 기울기 시작한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아버지는 주식     으로 성공하지 못하였으며, 내가 어린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택시 운전을 하며 근근히 집을 먹여살리곤 했다. 택시 운전도 결국 그만두시고, 지금은 집       에서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지내신다. 어머니는 유치원 교사를 하고 계신다.


3. 나는 이 미성년기 학창시절(2003~2010)에 매우 괴로워했다. 친구관계도 좋지 못했으며, 예전에는 당연한 것처럼 생각했던 많은 일들을 돈이 없어서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고위 공무원으로서 늘 대접받고 살았던 아버지가 택시 운전을 한다는 것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4. 그리고 어릴 때에는 주식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이 있어, 그래도 언젠가는 아버지가 하는 주식 투자가 성공해서 집이 다시 예전처럼 부유하게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2018년인 지금까지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이런 과거를 경험하면서, 매우 불안한 생각들을 늘 떠올리며 살았다. 갑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또 여기서 더 상황이 나빠지면 어떻하지(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빠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저 마음이 불편해지는 모든 상황을 떠올린다)와 같은


생각들을 하면서 성격은 계속해서 불안과 걱정을 달고 사는 상황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나는 자기 자신을 구속하는 성향이 되어간다. 요약하면 '나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해'와 같은 마음 상태이다.


문제는, 생각을 달리 하면 건전한 방향으로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정신 바짝 차리기'와 같은 마음 상태는 나에게 피해의식을 만들어 주었다.


나는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었는데, 부모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어릴 때부터 집안과 자신의 미래, 가족의 미래를 걱정하고 책임져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는 생각에 가족을 탓하고, 환경을 탓하는 성향이 생겼던 것이다. 글을 적으면서도 마음이 불편해지는데, 저 당시엔 이런 생각을 하면 스스로가 괴로워 지는 


것을 알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지 못했다. '이게 다 당신들 때문이야! 내 삶이 불행해진 것은!' 이런 책임전가를 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차례의 불행해진 경험에 대해 취했던 나의 태도는, 미래에 대해서 계속해서 불안해하고, 걱정을 하는 성격을 만들었다.


그래서 뭔가 조금이라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들은 일절 하지 않게 된다. 


사고 싶은 것이 있더라도,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면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예를 들면 대학 초년생 때의 연애와 같은 것들, 그리고 동아리 활동, 해외 여행 등등. 


빨리 취업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런 것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을 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나중에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조금 마음이 나아지지만, '일단 해보고 판단한다'는 것은 나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나에게 약간의 불안한 마음이 들게 만들거나, 계획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좋은지 아닌지 미묘한 모든 것들에 대해서는


일단 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이 가게 되었다. 


이런 불안함과 두려움, 걱정 가득한 마음가짐은 나를 매우 불편하게 만드는 것들이지만, 나는 이런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이 때문에, 나는 더 나은 삶을 얼마든지 살 수 있었을 텐데, 선택조차 해보지 못한 채로 포기하였다. 




+ Recent posts